김민수
2026년 3월 4일
“개발자 더 이상 안 뽑아요”… ‘딸깍이’가 잠근 이공계 취업문
인공지능(AI)을 ‘딸깍’ 하면 다 된다고 해서 ‘딸깍이’라고 부른다
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한 권준혁(26)씨는 “컴퓨터공학을 공부한 학생들은 보통 웹 개발 분야에 많이 취직했는데 요새는 디자인 직무로 뽑힌 사람들이 웹 개발까지 맡는다”고 말했다. 그는 “(웹 개발도) AI가 사람보다 빠르게 잘하다 보니 웬만해서는 취업이 어렵다”고 덧붙였다. 최근에는 공대를 졸업해도 취업까지 평균적으로 2년 정도는 걸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. 권씨는 정보보호대학원 석·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AI의 데이터 유출 등을 관리하는 AI 보안 전문가로 목표를 바꿨다.
한국은행이 지난해 발간한 ‘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. 이 가운데 20만8000개가 컴퓨터 프로그래밍·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, 출판업, 전문 서비스업, 정보 서비스업 등 ‘AI 고노출’ 업종인 것으로 집계됐다.
이공계 취업난은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 내 취업센터와 관련 학과 교수 등 학교 현장 전체가 체감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. 서울시내 한 대학 취업센터 관계자는 “반도체, 제조업 분야는 업황이 악화할 때에도 상대적으로 꾸준히 채용하는 편이지만 웹사이트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직군은 신입 공채가 눈에 띄게 줄었다”며 “소프트웨어, 데이터 관련 전공자들이 AI로 인한 업무 효율화의 직격타를 맞았다”고 전했다.